Ripple Effect는 거리를 재가며 숫자들을 판에 채워가는 퍼즐이다.
이름의 뜻은 '파급효과'. 잔물결이라는 뜻의 ripple이 정확하게 한자 波(물결 파)와 일치하는데, 이는 어떤 사건의 영향이 주변 다른 데까지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잔잔한 수면 한 가운데 물방울이 떨어지면 그 점을 중심으로 잔물결이 원형으로 퍼져나가는 이미지를 상상하면 된다.
일본어로 파급효과를 읽었을 때 그 발음이 '하큐 코카'(Hakyuu Kokka)가 되기 때문에 이 퍼즐은 해외에서 Hakyuu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일본어로 읽는다는 말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이 퍼즐도 Nikoli에서 개발되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이 퍼즐이 처음 등장한 게 1998년 5월이라고 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Ripple_Effect_(puzzle) (그렇게 오래?!))
숫자를 채워가는 이 퍼즐이 왜 파급효과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규칙과 예시를 살펴보며 알아보자.
규칙
다음에 따라 각 칸마다 숫자를 채워라.(미리 몇 개의 숫자들이 주어져있을 수 있다.) 이 때,
1. 굵은 줄로 표시된 영역의 크기가 N일때, 그 영역 안에는 1부터 N까지 있어야한다.
2. 같은 행(또는 열)의 두 칸에 동일한 두 숫자가 있다면 그 두 칸은 쓰여있는 숫자만큼, 또는 그 이상 떨어져있어야한다.
한 번에 알아듣기 어려운 규칙이다. 1번은 이해하기 쉬운 편인데, 예를들어 영역 크기가 5면 12345 이렇게 다섯개의 숫자를 채우라는 뜻이다. 채우는 위치는 아무 조건이 없다. 규칙에 따르면 영역 크기가 1이면 그 칸은 바로 숫자 1로 채워질 겻이다.
2번이 대단히 희한한 규칙이다. 쓰여있는 숫자만큼(또는 그 이상) 떨어져있어야한다는게 무슨 뜻인가? 예를 들어보자. 만약 숫자 4가 어떤 행에 두 번 나오면 그 두 숫자 4는 네 칸 이상 떨어져있어야한다, 즉 두 칸 사이에 최소 네 개의 다른 칸들이 있어야한다는 뜻이다. 바로 예시를 보며 이 모습이 무얼 의미하는지 살펴보자.
예시
시작은 간단하게 우측 아래 1×1 크기의 영역을 보자. 이 영역의 넓이는 1이므로 앞서 말했듯 곧장 1이 여기 채워진다. 다른 1×1영역들도 마찬가지이다. 중앙을 보면 2×2 영역이 있는데 규칙에 따라 이 영역 안에는 1234가 순서와 상관없이 채워져야할 것이다. 다른 영역들도 살펴보고, 영역 널이가 N일 때 1부터 N까지 담겨져있는지 확인해보자.
그 다음 규칙의 확인을 위해 숫자 3이 쓰여진 칸만 강조를 해보았다.
그림에서 같은 행 또는 같은 열에 3이 두 번 써진 경우가 있을 때 그 사이를 빨간 선으로 그어보았다. 그러면 칸 사이의 거리가 항상 3이상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최소 3개 이상의 다른 칸이 이 3들 사이에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임의의 숫자 M에 대해 M이 써진 칸과 칸 사이를 조사하면 적어도 M개 이상의 다른 칸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값들에 대해서도 이 규칙이 성립하는지 한 번 더 확인해보자.
Ripple Effect는 라틴 방진(Latin Square)이 아닌 숫자 채우기 퍼즐이다. 따라서 같은 행 또는 같은 열에 동일한 숫자가 여러번 들어갈 수 있다. 라틴 방진 조건이 없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제약이 약한 것 처럼 느껴지지만, Ripple Effect를 규칙에 따라 풀게 되면 해당 거리 조건 때문에 숫자들이 배치될 수 있는 위치가 상당히 제한되게 된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다.
아래 숫자 3 힌트를 주목하자.이 칸으로부터 가로세로로 3칸씩 있는 빈 칸들에는 절대 3이 들어갈 수 없다. 그런데 중앙 아래 ┘자 모양 영역은 반드시 3을 가져야하기 때문에(123에 이 영역 안에 있어야한다.) 결론적으로 밑바닥에서 한 칸 위에 3이 위치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새로 기입한 3은 다시 자신을 기준으로 상하좌우로 3이 들어갈 수 없게 만들고, 이를 다른 3들과 연계하면 중앙 2×2 영역과 우측 하단 2×2 영역에서 정확히 어디에 3이 들어갸야하는지가 밝혀지게 된다.
요약하면, 숫자들이 자신이 적힌 칸을 기준으로 자신과 같은 숫자가 근처에 있지 않도록 밀어내기때문에 파급효과에 의해 주변 영역에 숫자 위치를 강제하고, 그것이 다시 숫자가 있을 수 있는 공간을 밀어내면서 최후에 단일한 해답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숫자가 클 수록 거리가 더 멀어야햐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더 크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몇가지 직접 만든 작은 예시들을 올린다. 경우에 따라 미리 숫자 힌트를 많이 줄 수도 있고, 아예 하나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변형
정사각형이 아닌 이상한 모양, 이를테면 'ㄷ'자 모양의 판이 있다고 생각하자. 이 경우 모양에 오목(concave)한 부분이 있어서 칸과 칸 사이가 비는 경우가 발생한다. 우리가 규칙을 'M개의 칸이 사이에 있어야한다'라고 하지 않고, 'M만큼 떨어져있어야한다'라고 했기 때문에 엄밀히 따져 이런 불규칙한 모양에서도 거리를 두는 조건을 성립하게 해야한다. 심지어 단일한 연결도형이 아니라 여러 섬으로 이루어진 퍼즐판이어도 같은 원리를 적용해 유효한 Ripple Effect 퍼즐을 만들 수 있다.
아래는 올해(2022년) World Puzzle Championship을 위해 필자가 만든 불규칙 판의 예시이다. 모양이 이상한데도 회전대칭성을 유지하게끔 만들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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