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C등에서 쓰이는 논리퍼즐들은 대강 아래와 같은 여섯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 Number Placement (숫자 배치)
- Object Placement (조각 배치)
- Shading (색칠하기)
- Region Division (영역 나누기)
- Loop/Path (고리/길)
- Word (단어)
이 분류는 GrandMaster Puzzles를 참고해 적었다. 이 분류 이외에 다른 분류를 쓰는 경우도 다수 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위와 같이 수렴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서 Cave가 어디에 있는지 보라. Region Division 카테고리에 있다. 그런데 Cave는 무슨 퍼즐인가? 이미 본 블로그에 Cave 퍼즐에 대해 설명한 바가 있다:https://puzzleresearchroom.tistory.com/entry/Cave
저 글을 토대로하면, Cave를 풀 때 '어떤 칸을 색칠할지 정한다'라는 규칙이 쓰여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면 Cave는 Shading 카테고리에 있어야하는 것 아닐까? 만약 이 퍼즐을 Corral 또는 Bag으로 불리던 때로 돌아간다면 Loop/Path 카테고리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Shading도 아니고 Loop/Path도 아니고 왜 Region Division이 들어가있는가?
이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GMP를 운영하는 Thomas Snyder에게 간략히 물어보았고 그의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핵심적인 부분만 따오면 다음과 같다.
My view is that the main action of a Cave puzzle (whether you are drawing a loop or shading cells in) is to separate the grid into the Cave and the non-Cave spaces. The Cave is connected and the non-Cave groups have to reach out to an edge of the grid. These are region-defining rules in my book and the goal is two kinds of regions defined for all cells.
내가 볼 때 Cave 퍼즐의 주요 행동은 (당신이 고리를 그리든 색을 칠하든) 판을 동굴영역과 동굴이 아닌 영역으로 나눈다는데 있습니다. 동굴영역은 연결되어야하고, 동굴이 아닌 영역은 판 모서리 바깥으로 이어저야합니다. 이는 내 책에서 정의하는 Region 규칙과 같고 목표는 각 칸에 대해 어떤 영역이 속할지 정하는 것입니다.
(중략)
I then see three puzzle styles as belonging together: Cave, Four Winds, and Kuromasu.
They all effectively use the same kind of thinking rule which is defining large regions extending out from number clues. In Four Winds you end up with polyomino regions, in Cave you end up with Cave and non-Cave, in Kuromasu you end up with a big white space and some shaded cells. But that doesn't mean Kuromasu is a shading puzzle just because your action is shading in some cells.
그리고 나는 Cave, Four Winds, Kuromasu가 같은 퍼즐 스타일로 봅니다.
이들은 모두 실질적으로 '숫자 힌트들을 기반으로 큰 영역을 확장한다'라는 같은 사고 규칙을 가집니다. Four Winds에서 당신은 폴리오미노 영역을 가지게 됩니다. Cave에서 당신은 동굴영역과 비동굴영역을 가지게 됩니다. Kuromasu에서 당신은 넓은 흰 공간과 몇몇 색칠된 칸들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당신이 색칠하는 행동을 한다고 해서 Kuromasu가 Shading 퍼즐이란 뜻은 아닙니다.
(후략)
즉 Thomas의 관점에선 퍼즐을 풀 때 어떤 액션을 취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생각을 가지고 퍼즐을 접근하느냐가 그 퍼즐의 카테고리를 결정하는데 더 중요하다는 뜻이 된다. 숫자 힌트를 해석하는 방식이 영역적 사고를 유도하기 때문에 제아무리 색칠하는 행동을 해도 퍼즐의 카테고리는 Region이라는 것이다.
위에 필자가 만든 자그마한 퍼즐들 예시에서 보듯 세 퍼즐의 힌트들은 자신을 중심으로 세로가로로 얼만큼 뻗어나갈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물론 자기 자신을 포함할 것이냐에 대해선 규칙이 약간 다르긴 하지만 근본적인 아이디어는 같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필자는 충분히 이해하고 따로 반론은 제기하지는 않았지만(또는 영어 실력이 부족하여 반론할 수 없었지만) 여기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고자 한다.
Cave가 'Region'이라는 카테고리에는 들어갈 지언정 'Region Division'에 들어간다고 까지는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 우리가 Division, 즉 영역을 나눈다고 했을 때는 퍼즐 제작자의 마음에 따라 몇 개든 판을 나눌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Four Winds까지는 어떻게 이해해준다고 해도 Cave나 Kuromasu에선 아무리 숫자 힌트를 나열한다 해도 흰 공간이 모두 연결되어야하기때문에 퍼즐을 풀면서 영역을 나눈다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Thomas가 한 말에서 조금 따오자면 이 퍼즐들은 Region Division이기보다 Region Extension이라고 따로 분류를 만들면 오히려 더 설명하기 좋을 것이라고 본다. 선 긋기 계열도 Loop와 Path로 나뉘듯이 영역 계열도 Division과 Extension으로 한 번 더 갈래를 치는 것이다. 그러면,
Region
- Division: Fillomino, Pentominous, Araf, etc
- Extension: Cave, Kuromasu, Four Winds, etc
와 같이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퍼즐을 어떻게 소개하느냐에 따라 한 퍼즐이 Division이 될 수도 있고 Extension이 될 수도 있다. 가령 Four Winds를 보면 겉보기에 선긋기 퍼즐처럼 보이나, 설명을 바꿔서 '주어진 판을 십자가 모양으로 나누어라'라고 말하면 곧장 Division 퍼즐에 들어갈 수 있다. (이 때 십자가는 한 쪽 길이가 0인 것도 생각하는 포괄적 의미의 십자가이다. 따라서 ㅗ, ㄱ, ㅣ같은 모양도 모두 포함하게 된다.)
또다른 예로 Sashigane를 보자면( https://www.nikoli.co.jp/en/puzzles/sashigane/) 이 퍼즐은 겉보기에 Division으로 보이나.Four Winds처럼 V자 형태로 선을 그려나가는 모습을 상상하면 강제로 Extention 카테고리에 넣을 수도 있다.
이러한 양면성에서 알 수 있듯 어떤 퍼즐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분류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필자가 제안한 Region Extension이란 개념도 어쩌면 무의미한 시도이고 오히려 퍼즐 분류를 더 복잡하게만 만들 뿐일 수도 있다.
퍼즐이라는 것이 워낙 창의적이고 융합적 규칙을 가질 수 있다보니 모든 퍼즐을 완벽히 분류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분류는 필요하기에, 비슷한 요소를 가진 퍼즐들을 하나로 묶어보자는 시도가 분명히 있어왔다. 누군가는 퍼즐의 모양과 형태에 따라 분류하고, 또 누군가는 퍼즐을 푸는 접근방벙의 유사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답은 없다. 결국 각자가 가장 편한 형태의 분류를 마음 속에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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