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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

재미있는 영재들의 수학퍼즐

by Eucleides 2012. 4. 30.

 최근 서점을 갔더니 수학/교양 카테고리에 신간이라며 재미있는 영재들의 수학퍼즐 1,2권이 새로운 디자인으로 꽃혀있었다. 점과 선이 그려져있던 기존 표지와 다르게 개정판임을 뽐내듯 직소퍼즐 모양의 퍼즐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얼른 하나를 집어 훑어보니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amo97&logNo=80153554390

 

 개정되면서 새로운 퍼즐이 수록되지는 않은 것 같지만, 목차를 보니 달라진게 있었다. 첫째로, 제 2권은 전과는 다르게 퍼즐들을 주제별로 나뉘었다. 예전에 1권은 주제별로, 2권은 난이도별로 퍼즐을 분류했는데, 두 책의 통일성을 위해 모두 주제별로 통합한 듯 하다. (예전 두 책은 표지마저도 비슷하지 않아 서로 좀 따로논다는 느김이 든다.)

 둘째는 절차라는 항목이 새로 추가되었다. 단순히 논리퍼즐로 들어가던 강건너기 퍼즐이나, 저울질로 불리던 문제들이 같이 하나로 묶인 것이다. 매우 적절한 통합이라고 생각했다.

 셋째로 시간이 흘러 미처 업데이트 하지 못한 정보들을 이번 개정판에서 담아냈다. 나온지 근 10년이 다되가니 그 동안 새로이 발견된 내용이 책에 실리지 못하는 등 문제가 있었는데, 개정판이 나오면서 바뀌게 되었다.

 

 

 내가 이 책을 접한건 약 8년 전이다. 당시 나는 퍼즐사이트를 찾는 데에 심취해있었다. 구글이 알려지지 않았던 때에 포털사이트를 이용하여 수학퍼즐이라고 검색하면 내 기억으로 기인의 수학나라와 어떤 사이트(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박부성씨가 운영하던 수학퍼즐사이트가 결과로 떴다.

 자신을 퍼즐리스트(puzzlist)라 소개한 그의 홈페이지 안에는 그 당시 접할 수 없었던 수십개의 수학퍼즐들을 만날 수 있었다. 퍼즐들의 해법 또한 명쾌한 것이 많아서 퍼즐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사람들이 별로 생각하지 않고 해법만 찾을 것을 막기 위해 front page에서 새로고침을 서너번 해야 답을 알고 싶은 문제의 해답링크로 넘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었다. (이 일의 요지는 답보기를 귀찮게 만들어 답만 홀랑 먹는 일을 방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우스개소리로 '책을 사시면 편히 보실 수 있습니다.'라고 써있었는데... 물론 그 말을 듣고 산 책을 산건 아니고, 왠지 이런 내용이 담긴 책이라면 갖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산 것이다. 소유욕이라고 해야 되나? 허영심도 담겨 있었던 것 같다.

 

 수학퍼즐들이 사이트의 거의 주를 이루었지만, 읽기 당황스럽거나 많이들 틀리게 읽는 수학자들의 이름을 알파벳 순으로 정리한 페이지나(ex : Dijkstra, Weil ), 수학농담 페이지도 있었고(plane을 평면이 아니라 비행기로 오역한 농담이 기억난다), 백분백답과 그를 이은 천문천답등도 있었다. 당시 천번 째, 이천번 째 질문을 하기위해 말같지도 않을 질문을 올리던 바보같은 사람들도 생각난다. (그 당시에도 개념없는 네티즌은 존재했었다.) 그 외에 좀더 수학적인 이야기들도 많이 담겨 있었는데, 당시에는 고등수학은 꿈도 못꾸고 있던 때이므로 안 읽었다...기 보다 안 읽은 것 반, 못 읽은 것 반으로 넘어갔다.

 

 미로를 더 좋아하던 나의 관심 분야를 퍼즐, 특히 수학퍼즐로 확장시켜준 게 여기서부터 불붙은 것 같다. 가만 생객하보면, 박부성씨와 그의 수학퍼즐 사이트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어떤 퍼즐이 있을 때 단순히 답만 찾는 것이 아닌, 숨겨진 수학적 사실까지 생각해 보는 습관이 든 것도 다 그의 영향인 듯 하다. (퍼즐 속에서 수학적 사실을 보는 건 마틴 가드너가 제일 유명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 당시는 가드너는 개뿔 해외의 퍼즐을 접할 깜냥도 없었다.)

 

 지금은 수학퍼즐 사이트(http://i.am.puzzlist , http://puzzle.jmath.net)가 없지만, 블로그는 운영중이다. 안타까운건 구글에 수학퍼즐이라고 검색해도 그 옛날처럼 관련 홈페이지가 한두개 밖에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다수의 카페 운영과 개인 블로그 운영이 크게 늘은 만큼 검색에 걸리지 않은 좋은 퍼즐 사이트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