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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

샘 로이드 퍼즐 책 2권 구입

by Eucleides 2011. 11. 12.

 평소 바쁘지않다면 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서점을 들른다. 그 서점은 교보문고, 영풍문고와 같은 대형서점은 아니지만, 그래도 분야별로 책을 모을 수 있을 정도로 넓다. 다행히 수학-퍼즐 관련 부분도 존재한다. 비록 출입구에서 제일 멀리 있지만말이다.

 여하튼, 귀가 시간에 시간이 남는 듯 하여 서점을 들러 신간을 살피고는 수학-퍼즐 부분으로 갔다. 평소에는 네모네모로직이니 스도쿠니 멘사퍼즐이니 하는 별로 관심없는 책들만 있던 곳에 내용이 좋아보이는 책 2권이 평소와는 다르게 떡하니 진열되어 있었다. 그래서 보자마자 집어들어 내용을 훑기 시작했다.

 재미있게도 두 책은 모두 같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바로 샘 로이드의 퍼즐들이다. 샘 로이드(Sam Loyd 1841~1911)는 미국의 퍼즐작가로,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미국의 신문과 잡지를 통해 활약한 천재적인 퍼즐작가다.[1] 그는 자신의 퍼즐의 삽화를 직접 그렸는데, 이는 로이드가 그림에도 소질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그의 퍼즐들 중 매우 참신한 그림 퍼즐들이 많은데, 대표적으로는 트릭 동키(trick donkey)나 지구를 떠나라(Get off the earth)등이 있다.

 1914년 샘 로이드의 아들은 아버지의 퍼즐문제들을 모은 '샘 로이드의 퍼즐백과사전(Sam Loyd's Cyclopedio of 5000 Puzzles, Tricks, and Conundrums with Answers)'을 발표하였는데, 그 안에는 자질구레한 퍼즐들 부터 샘 로이드의 뛰어난 퍼즐들까지 종합선문세트로 담겨져 있다.

 퍼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샘 로이드를 알테지만, 한국에서 그의 퍼즐들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샘 로이드가 대히트를 친 15퍼즐이라는 숫자슬라이딩 퍼즐을 본 사람은 많아도 정작 그것을 만든 이가 로이드인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사실 이는 우리나라의 저작권 문화와도 관련이 깊다.) 아무튼 우리나라에선 전설적인 존재인 그를 아는 것도 힘들고, 만나는 것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렇게 한국에서 샘 로이드의 퍼즐을 접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놀랍게도 서점에서 그의 퍼즐과 관련된 저서를 한 권도 아니고 동시에 2권을 발견한 것이었다. 그야말로 잭 팟을 맞은 기분이었다.




 첫번째 책은 '샘 로이드의 창의력을 키워주는 퍼즐여행(방규환 옮김)'으로 앞서 언급했던 샘 로이드의 퍼즐백과사전의 한국어번역판이다. 물론 모두 번역된 것은 아니고 책의 필자가 원서에서 쉽고 재미있는 퍼즐들을 선별하여 71개의 문제를 발췌하여 실었다.[2] 구성은 나름 깔끔하며 원본삽화도 다수 실려있다. 모든 문제에 대해 해답이 있으며, 책의 맨 뒤에 실려있다.

 두번째 책은 '(마틴가드너가 들려주는) 샘 로이드 수학퍼즐(Mathematical Puzzles of Sam Loyd, Selected and Edited by Martin Gardner)'이다. '마틴가드너가 들려주는'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영어원본의 지은이는 마틴 가드너이며, 원본은 그가 샘 로이드의 퍼즐백과사전에서 고른 문제들을 본인의 설명을 덧붙여 만들었다. 마틴 가드너의 머리말에 따르면, '이 책에서 다시 선보이는 문제들은 퍼즐백과의 일부에 불과하다. 선정 과정에서 나는 수학 퍼즐(퍼즐백과에는 수천 가지의 수수께끼. 단어 퍼즐도 들어있다)만으로 문제를 제한했으며, 다양성과 요즘 사람들의 기호를 고려했다.'고 한다.[3] 즉 일종의 2차 창작물인 셈이다.

 첫번째 책은 2011년 10월 25일 초판인쇄라 적혀있고[4], 두번째 책은 2011년 9월 30일이 초판 인쇄날이라 하고있다. 어찌하여 초판인쇄날짜가 이러도 붙어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 권을 사서 살펴본 결과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두번째이다. 두번째 책이 아무래도 마틴가드너가 집필하였기 때문에 대가의 솜씨답게 샘 로이드 본인의 해설보다는 더 알찬 해설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또한, 샘 로이드의 그림퍼즐들을 독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책 뒤에 잘라 볼 수 있는 그림을 실었다는 것도 책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샘 로이드가 죽은지 100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그의 퍼즐백과는 저작권에서 벗어나 대중에게 공개가 될 수 있다. 영어에 자신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원본을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Mathpuzzle 사이트의 운영자인 Ed pegg Jr.가 그 원본을 본인의 사이트에 올려놓았다. 링크 : http://www.mathpuzzle.com/loyd/



[1]한다 료스케, 천재들이 즐기는 수학퍼즐게임. p16.
[2]샘로이드 지음, 방규환 옮김, 샘 로이드의 창의력을 키워주는 퍼즐여행(Sam Loyd's Cyclopedio of 5000 Puzzles, Tricks, and Conundrums with Answers) 옮긴이의 머리말에서 발췌.
[3](마틴가드너가 들려주는) 샘 로이드 수학퍼즐(Mathematical Puzzles of Sam Loyd, Selected and Edited by Martin Gardner). 마틴 가드너의 머리말 17페이지 마지막 문단.
[4]검색을 해보니 2006년도에 '머리가 좋아지는 퍼즐여행'이라 하여 샘 로이드의 퍼즐백과의 최초번역서라는 타이틀로 나왔던 적이 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잘 살펴보니 표지만 다를 뿐 내용은 완전 똑같았다. 즉 06년도 이후 이번 년도에 새로 출판하고 있다. 특히 번역이 편집부에서 방규환씨로 바뀌었고, 출판사도 화담에서 하늘아래로 바뀌었다. 검색 안해봤으면 몰랐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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