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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

8월의 여행 (8/28 화요일 여정)

by Eucleides 2012. 9. 3.

 28일은 모든 시간을 하코네 여행에 투자하였다. 하코네는 도쿄에서 전철로 약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으로, 다소 멀리 있는 감이 있지만 꽤 괜찮은 관광지이다. 하코네에서 유명한 것은 온천으로, 이곳에만 몇십개의 온천이 들어서있다. 그러나 이 날 하코네에 방문한 것은 온천 이외에 또다른 자랑거리인 요세기 공법을 보기 위함이었다.

 

 요세기공법은 나무를 다루는 기술로, 굉장히 정밀하고 뛰어나다. 문양 하나하나가 나무조각이며 길이, 두께등이 모두 세밀하게 가공되어서 단순히 그림인 줄 알았던 사람들을 놀래킨다. 하코네로 들어오는 입구인 하코네유모토에서 내려 상점가를 거닐면 거의 다 이런 나무 공예품을 볼 수 있다.

 

 이들 공예품이 단순한 물건들이었다면 이곳에 올 이유는 없었다. 하코네를 방문한 진짜 이유는 이곳에서 만들어진다는 일본식 퍼즐상자 (Japanese Puzzle Box)를 구하기 위함이었다. 매우 정밀하게 가공되어서 틈새가 없을 뿐더러, 설사 발견하더라도 상자를 여는데 여러번 벽을 이동시켜야 한다고 들었다. 목표는 이 상자를 사는 것이었다.

 

 구글링을 통해 하코네 마루야마라는 곳을 알아냈다. 위치한 곳은 하코네마치 근처. 이 곳은 하코네에서 남쪽에 위치한 동네로 , 하코네유모토 역에서 다소 멀리 떨어져있다. (사실 하코네의 관광명소들은 은근히 서로 멀리 떨어져있다.) 이 곳에 가기 위헤서 여러개의 이동수단을 이용해야 했다. 오다큐 전철을 시작으로 하코네 등산철도, 하코네 등산케이블카, 하코네 로프웨이, 관광선을 거쳐 하코네마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하코네는 이동하면서 지나치는 것들이 모두 관광지이며, 이동수단 자체도 관광상품이었다. 그래서 가게에 도착할때까지 젼혀 지루하지 않게 움직일 수 있었다.

 

 

이런 곳이다. 출처는 http://www.hakonemaruyama.co.jp/index-e.htm

참고로 가게 바깥에는 하나야마 캐스트퍼즐 시리즈와 우드퍼즐도 판다.

 

 하코네마치에 도착하고 지도를 통해 가게에 들어섰을때, 이미 열댓명정도가 가게안에 있었고, 주인으로 보이는 한 분께서 직접 나무를 이용에 물건을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계셨다. 직접가서 보니 역시 신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애석하게도 일본어는 잘 하는 수준이 아니었으므로 말씀하신 내용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있는건 눈치뿐이라 어찌저찌 구경은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어깨너머로 설명을 듣고 가게를 둘러보았다. 가게 안에는 장식장, 서랍, 부채, 장신구등 다양한 제품을 팔고 있었다. 그러나 눈길이 간 건 역시 퍼즐박스였다. 수십개의 퍼즐상자를 보니 왠지모르게 장인정신이 느껴졌다. 하나하나 수작없으로 만들었을 걸 생각하니 대단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내심 가격이 걱정되었다. 예상대로 꽤나 값진 물건들이 많았다.

 

 구경 도중 흥미를 끄는 물건을 발견했다. 한 변이 손 한 뼘만한 큰 정사각형 상자였다.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나는데, 확실하게 기억하는 것은 이 상자를 풀기위해서는 무려 243번이나 퍼즐을 움직여야한다는 점이다. 실로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뭘 어떻게 만들어야 그런 엄청난 상자를 만들 수 있을까 호기심이 샘솟았지만 다소 높은 가격에 잠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안타깝게도 예산에 맞추고자 포기해야했다.

 

 물건들을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상자 2개를 골랐다. 가격은 둘이 합쳐 약 5천엔정도이다. 알고보니 첫째로 내부구조가 복잡할수록, 둘째로 겉의 문양이 화려할수록 가격이 비싸졌다. 그런 점을 염두해두지 않아서인지 너무 돈을 써버린게 아닌가하는 약간의 조바심이 들었다. 하지만, 후에 집에 도착하여 퍼즐들을 손보았을 때, 그런 생각들은 싹 다 사라지고 신기해서 이리저리 만져보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New Secret Box I (상단)

그리고 좌측의 물건이 하코네 마루야마에서 산 물건. 대단한 정밀도를 자랑한다.

우측의 물건은 하코네유모토의 어느 가게에서 산 물건. 타일퍼즐이다. 

 

 하코네 여행은 매우 재미있었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다소 아쉬운 한가지는 하필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다 방전되어 그 어떤 사진도 남길 수 없었다는 점이다. 지금 이 글이 하코네의 사진이 전혀 없는 이유는 다 그때문이다. 그 날 여분의 배터리를 더 들고왔었으면 좋았겠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어찌 되돌릴 수 있으리오. 별 탈 없이 여행한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추억은 머리속에서만 기억해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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