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대학교에서 위상수학개론을 배운게 언제인가 떠올려보니 아득히 옛날처럼 느껴진다. 당시 객기에 취해 순서를 무시하고 한 학년 위 선배들이 있는 위상수학개론 강의를 신청했다가 학점이 가출할 뻔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수많은 위상수학개론 교과서가 있었지만 당시 가장 유명했던 책은 Munkres의 Topology였다. (지금은 어떤지 아시는 분?)
https://www.amazon.com/Topology-2nd-James-Munkres/dp/0131816292
짙은 녹색을 바탕으로 깔끔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책 가운데를 장식한 바람개비/선퐁기 모양을 볼때면 이상하게 마음이 흐뭇해지곤 했다. 이 목적 없는 흐뭇함은 만다라 미술치료와 같은 효과로 인한 것이었는 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왠 위상수학 교과서 이야기냐? 이렇게 뜬금없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퍼즐 책을 읽다가 우연히 합동인 모양을 발견하여 반가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The Paper Puzzle Book: All You Need is PAPER! (Ilan Garibi, David Goodman, Yossi Elran 지음, World Scientific)의 8장 5번 문제이다.
위 모양을 종이 수를 최소로 사용하여 만들어라. 접는 것을 허용되지 않지만 칼질은 가능하다.
위상수학 교과서 그림과 다르게 여기서는 검은 종이와 흰 종이가 교대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적어도 2장이 필요한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답은?
두 모양은 똑같지는 않고 거울 대칭이긴 하지만 한 쪽을 만드는 방법을 대칭시키면 다른 쪽을 만드는 법이 되니까 크게 신경쓰지 않도록 하자.
정답 및 필자의 생각
답: 두 장으로 충분하다.
책의 저자들이 밝힌 모범답안은 아래와 같다.
여기서 두 종이를 조합할 때 interlace((두 가지 이상을 섞어가며) 꼬다)란 단어를 썼는데 쉽게 그리면 다음과 같이 흰 색 종이를 검은 종이와 얽어매라는 뜻일 것이다.
물론 좋은 답인지만 오른쪽 아래 하얀 종이에 칼질이 남아있는게 눈에 띈다. 칼질을 조금 더 잘하면 눈에 거슬리도 않고 기존의 방법보다 칼질 길이를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아 아래와 같은 답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면 종이의 칼질 부분이 목표 그림의 경계선과 일치하게 되어 칼질이 눈에 띄지 않게 된다. 이 이외에도 흰색 종이의 칼질이 아예 검은 종이 뒤로 덮히는 방법도 있으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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