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제적남자

'풀지 못한 문제'

by Eucleides 2018. 2. 12.

 문제적남자에 매우 독특한 시청자 문제가 등장하였다. 보통의 시청자문제가 '제보'의 형식이었다면 이번 시청자문제는 '의뢰'에 가까운 것이었다. 한 문제적남자의 시청자께서 본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풀지 못하여 이리저리 검색도 해보고 제작사에도 물어보고 블로그에도 올려보았지만 끝내 답을 알지 못하여 문제적남자들에게 부탁하고싶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다음과 같다.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문제는 매우 유명하기 때문에 그 출처를 밝히고싶다. 그러면 어찌저찌 그 시청자분께 닿지 않을까?











지금부터 스포일러 주의!












 필자가 이 문제를 처음 본 것은 '재미있는 영재들의 수학퍼즐'(박부성 지음, 자음과 모음)이었다. 그 책에서 이 퍼즐은 '코볼트(Kobold) 악마의 퍼즐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문제는 다음과 같다.


다음을 오려 얻은 일곱 조각을 이용해 직사각형을 만들어라. 조각은 뒤집을 수 있다.


이 퍼즐의 몇몇 길이는 무리수가 나오는데, 이는 정사각형의 네 변에 1:2:√5의 직각삼각형 8개가 붙은 모양이 기본이라서 그렇다. 정삼각형이 아니니 주의!


이 퍼즐은 실제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악마의 퍼즐(devil puzzle)이라 검색했을 때 종종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여기 그 유명한 NOB이 자신의 이름을 붙인 퍼즐을 소개한다.(https://item.rakuten.co.jp/oldnew1123/10000443/) 순전히 검색을 통해 얻은 결과이다.



정답에 대해 짧게 설명한다.

중심 정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를 2라고 놓았을 때 퍼즐의 총 면적은 12가 된다. 이것이 직사각형이 된다 했을 때 2x6 아니면 3x4가 될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뚱뚱한 두 조각들 때문에 2x6은 불가능하고 3x4로 가정하고 문제를 풀 다 보면 아래와 같은 답을 얻을 수 있다.



 필자가 이 문제를 두번째로 본 것은 '탱그림 다시보기'(박교식 지음, 수학사랑)이었다. 이 책은 거의 모든 종류의 탱그램을 수록해놓았는데 바로 위 코볼트 문제도 포함되어있었다. 이 책에 따르면 위 퍼즐은 리히터(richter)라는 회사가 만든 것이었다. 탱그램 책의 저자는 필자와 마찬가지로 이 퍼즐이 정삼각형, 즉 30, 60도의 각을 가지지 않음을 강조하고있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이 문제를 변형한 방식이었다. 그는 퍼즐의 정답인 3:4 직사각형을 3:2√3의 비율을 가지는 직사각형으로 바꾸어보았던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가장 덩치가 큰 두 조각은 서로 같지 않게 된다. 


문제적남자에 소개된 퍼즐의 기묘한 길이와 각도로 보았을 때 그 퍼즐은 오리지날이 아닌 직사각형 비율이 변형된 퍼즐이라고 보여진다. 위의 예시처럼 말이다. 특히 1번 조각의 빗변들의 길이가 얼추 비슷하다는 것을 볼 때 위의 3:2√3보다 훨씬 더 많은 변형이 일어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원리는 동일하다.


 이것으로 미스테리는 풀렸다. 시청자 분이 갖고있던 퍼즐은 아마도 원 퍼즐의 저작권이 풀렸음을 안 누군가가 만든 새로운 비율의 퍼즐임이 틀림없다. 실제로 특허를 검색해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탱그램 퍼즐의 일환으로 위 퍼즐의 특허를 받기위해 시도했음을 알 수 있다. 아마도 프로그램에 소개된 퍼즐도 그 중 하나이리라.




c.f. 이 문제가 방송된 이후 답을 매우 잘 알면서도 '나 잘 모르겠어요...'하며 제보할 사람들이 눈이 아른거린다. 혹시 몰라 또 이야기하지만, 이 블로그의 그림들이 이용당하는 일은 다시는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