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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퍼즐/캐스트 퍼즐

캐스트 플레이트 (Cast Plate) [분석]

by Eucleides 2012. 12. 28.

 

 

 미로속에서 길을 찾을 때 지도가 있다면 매우 좋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 퍼즐을 풀 때도 지도를 그려나가면 좋겠죠. (이렇게 얻은 지도를 State Diagram이라고 부릅니다.)

 

 

 먼저 판에 난 구멍에다가 순서대로 번호를 붙입니다. 붙이는 순서는 자기 편한대로 하면 됩니다. 저는 가운데를 0으로 하고 12시 방향을 1로 시작하여 시계방향으로 번호를 매겼습니다. 총 23번까지 번호를 다 매겼으면 미로 속을 빠져나가는 기분으로 지도를 완성해 나갑니다. 1번부터 시작하여 고리가 통과할 수 있는 구멍의 번호를 선으로 이어 나갑니다. 갈 수 있는 길이 2가지 이상 되면 한 길을 정해 계속 탐색해가면 됩니다.

 

 

 그리하여 모든 길을 다 파악하고 나면 다음과 같은 지도를 얻습니다.

 

 

 

 

지도를 그려나가는 동안 재미있는 사실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1. Loop

 

 그림을 보면 삼각형 목걸이가 지도에 몇 개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올 수 있는 길을 그래프이론에서 루프(loop)라고 합니다. 루프의 존재는 매우 특별합니다. 가령 어떤 미로를 빠져나간다고 합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미로탐색알고리즘은 우선법(혹은 좌선법)으로, 시작점에서 오른쪽 벽을 타고 계속 따라가는 방법입니다. 좌선법은 당연히 왼쪽 벽을 타고 따라가는 방법이죠. 잘못 걸리면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어쨌든 미로를 탈출 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 미로에 루프가 있다명 어떻게 될까요? 벽을 잘못 짚으면 영원히 루프를 타고 미로 속을 빙빙 돌 것입니다. 즉 우선법은 루프가 없는 미로에서만 쓸 수 있는 방법인 것입니다. (이렇게 루프가 없는 그래프를 트리(tree)라고 합니다.)

 

 Cast Plate의 길에는 이런 루프가 무려 3개나 있습니다. 탐색에 걸림돌이 되는 길이지요. 하지만, 이런 루프가 없었다면 다분히 직선적인 미로가 나타났을 것이고, 이 퍼즐의 재미를 반감시켰을 것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루프를 넣음으로서 미로를 좀 더 복잡하고 헷갈리게 만들었고, 그 결과 퍼즐이 더 재미있어진 것이지요.

 

 

 2. 또 다른 장애물?!

 

  퍼즐의 앤티크(antique)한 분위기에 맞게 판 자체는 매끄럽지 않고 일부 울퉁불퉁한 표면이 보이는데요, 이 분위기에 몰래 편승한 장애물이 있습니다. 바로 1번 구멍 밑에 작은 돌기입니다. 판을 만져보면 앞 뒤로 모두 돌기가 나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에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바로 그 장애물입니다. 이 장애물이 어디에 영향을 미치느냐? 고리가 8번 구멍에 끼워졌을 때 고리의 움직임을 양분시켜버립니다. 본래 8번 구멍에서 탈출구, 2번, 23번, 15번, 그리고 13번으로 갈 수 있지만, 이 돌기가 23번, 15번, 13번 / 2번, 탈출구로 길을 분리시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도를 보면 8번을 두번 거쳐서 빠져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림에 얇은 실선으로 표시되었습니다.

 

 

 

 

 마지막 즐거움.

 

고리를 분리시켰다면 다시 집어넣어야 겠죠? 넣는 것은 빼는 것의 반대로 움직이면 됩니다. 지도의 0-1 부분이 처음 시작부분입니다. 마치 우리가 다시 끼워주기를 기다린 것 처럼 이 부분에 세로로 세겨진 긴 선과 함께 GOAL이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그렇게 Goal을 향해 고기를 재위치시키면 비로소 Cast Plate를 끝까지 즐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