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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퍼즐게임

Recursed

by Eucleides 2018. 1. 7.

제목 : Recursed

제작 : Portponky

구매 : http://store.steampowered.com/app/497780/Recursed/(스팀)

가격 : 8500\



 Recursed는 '반복'을 테마로 한 독특한 컨셉의 퍼즐게임입니다. 제목에서 바로 recur(되풀이되다, 순환하다)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있고, 또 cursed(저주받은)이라는 단어도 숨어있습니다. 순환이 일어날 때 마다 저주받은 듯이 올라가는 난이도를 생각하면 'recursed'는 게임의 주제에 아주 잘 부합하는 이름입니다.




 이 게임은 퍼즐 플랫품 장르입니다. 즉, 주인공이 게임내 필드를 뛰고 돌아다니며 문제를 해결한다는 뜻이죠. 한 레벨을 해결하려면 그 안에서 보석(보라색 크리스탈)을 먹으면 됩니다. 그걸 위해 당연히 여러 아이템들이 등장하겠죠? 이 게임에는 '벽돌', '열쇠', '문', '상자'등을 이용해 퍼즐을 풀게 됩니다. 퍼즐플랫폼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아직까진 문제가 없습니다.

 상자는 이 게임에 등장하는 독특한 녀석입니다. 왜냐하면 이 상자 안에는 또다른 방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얘긴 상자 안에 또다른 벽돌이나 열쇠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안에 있는 물건을 밖으로 빼나거나 밖에 있는 물건을 안으로 들고올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설정입니다. 그렇지만 여기까지도 딱히 문제가 없군요.



문제는 대체 언제 발생하죠? 다음 그림을 보세요.(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초기화'라는 이름의 레벨입니다. 상자가 하나 있는데 벽돌이 3개나 있는 방과 연결됩니다. 저걸 쌓아 보석을 먹으면 되겠군요.


방에 들어가 벽돌 하나를 꺼냈습니다. 다시 들어갑니다.

?? 아까 벽돌이 그대로 있네요.


 이런 식으로 어떤 방에 들어갔다가 나온 뒤 '다시 들어갈 때'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음을 감지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방이 초기화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상자 안 방에서 무슨 행동을 하든 나가면 끝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상자 속 방에서 벽돌을 하나 들고 나왔다? 다시 들어가면 벽돌이 그대로 있습니다. 밖에 벽돌이 있는데!

-상자 속으로 벽돌을 들고 들어간 뒤 나왔다? 다시 들어가면 그 벽돌은 없어져있습니다. 어디로 간거죠?

굉장히 비직관적이죠?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일으키는 여러 이상한 일들은 직접 체험하지 않으면 얼마나 골치아픈지 모릅니다.

(여담 : 게임을 수차례 반복해서 풀다보니 이제는 상자 안에 '방'이 실존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방 같은 게 없으면, 대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 상자는 어떤 특정 방의 정보들(생김새나 내부 아이템 존재유무등)과 연결되어있는데 플레이어가 상자 안으로 들어갈 때 그 정보를 호출하여 보여주는 것입니다. 상자에서 나왔다 들어가도 아까와 똑같이 그 정보를 보여주니 마치 초기화된 느낌을 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게임 프로그래밍 소스를 봤을 때 이런 관점이 더 합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추후 등장할 초록색 물체나 항아리, 가마솥 등 게임 내 독특한 상황이 매 챕터마다 일어나는데, 그런 상황들의 조합의 수가 같이 늘어나니 미치도록 어려운 퍼즐들이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게임의 신기한 점은 이겁니다. 처음엔 이리저리 헤매며 시간을 오래 보내게 되는데, 이윽고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면 그렇게 어려워 보였던 퍼즐을 금방 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게임은 각 레벨이 매우 잘 짜여져있습니다. 처음 한 두 단계는 새로운 것에 대한 소개로 이루어집니다. 이러저러하다는 긴 설명 대신 직접 체험함으로서 새로운 물건과 현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짜여져있습니다.(최근 퍼즐게임의 흐름이기도 합니다.) 중간단계에 가면 익숙치 않은 테크닉을 시험하게하더니 마지막 단계에 가면 뇌를 쑤시는 퍼즐들을 늘어놓습니다.

 이렇게 여러 단계를 두면서도 각 단계가 허투루 쓰이지 않습니다. 모든 단계가 아주 치밀하게 짜인 퍼즐이라 소개 단계의 퍼즐도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한 치의 낭비 없는 구성입니다.



 블로그 퍼즐게임 단일 소개 글 중 처음으로 가격이 있는 게임을 소개하였습니다. 영화 티켓 한 장 가격이지만, 이 게임은 그만큼을 지불할만한 가치를 갖고있습니다. 이토록 세밀하게 만들어진 퍼즐게임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당장 스팀에서 이 게임을 사야합니다. 좀 비싸다고 생각된다면 세일 기간을 노려서라도 사야합니다. 어려우면서도 정교한 퍼즐을 좋아하는 분들께 강력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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