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발사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저는 스스로 면도하지 않는 사람들만 면도해드리겠습니다.
스스로 면도하는 사람들은 면도해줄 필요가 없으므로, 이 이발사의 말은 꽤 타당해보인다. 그러나, 이발사가 자신의 말을 지킨다고 한다면 이발사 본인은 누가 면도해주어야 하는가?
이 유명한 역설은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이 자신의 논리를 설명하기위해 만들어낸 역설이다. 실제 역설은 조금 집합론적이다.
'원소 a가 집합 X에 속한다'를 a∈X로 표현하기로 한다. 보통은 그렇지 않겠지만, 어떤 집합은 스스로가 원소가 되어 자기 자신에 속할 수 도 있다. 즉 X∈X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모든 집합들의 집합'을 S라 하면( S={x|x∈x} ) S 본인도 집합이므로 S∈S가 된다.
집합들은 자기 자신을 포함할 수도 있고, 혹은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분류를 위해, N을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그런 모든 집합들을 모은 집합이라고 하자.( N={x|x∉x} ) 그렇다면, N은 자기 자신을 포함하는가?
N이 자기 자신을 포함하면, N은 x∉x라는 성질을 만족한다는 뜻이므로 N∉N, 즉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다. 고로 모순이다.
N이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으면, N∉N이라는 뜻이므로, N 스스로의 성질을 만족한다. 따라서 N은 자기 자신을 포함해야한다. 고로 역시 모순이다.
이 이야기의 결론은 이발사의 역설과 비슷한데, 그런 집합이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 없다. 주장은 철회되어야 한다.
러셀의 역설을 피하기 위해 제르멜로(Ernst Zermelo)는 집합을 구성하는데 제약을 만들었다. 조건을 만족하는 원소들을 닥치는대로 모으는 대신, 이미 존재하는 집합에서만 골라내는 것이다. A가 이미 있는 집함일 때, {x∈A|x는 조건 P를 만족한다}라고 구성된 집합이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제약이 어떻게 역설을 막는지 살펴보자.
N'이 {x∈A|x∉x}라고 하자. N'이 자기 자신을 포함하면 N'은 x∉x라는 성질을 만족한다는 뜻이므로 N'∉N', 즉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다. 고로 모순이다. N'이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으면 N'∉N'이라는 뜻이므로, N' 스스로의 성질을 만족한다. 이 때, N'∈A라면 N'은 스스로에게 선택되어 N'∉N'이 되어 모순이다. 결론적으로 N'은 A에 속하지 않는다. 선택 범주에서 벗어남으로서 모순을 피하였다.
이를 이발사의 역설에 대입하면 어떨까? A를 면도가 필요한 사람들의 집합이라 하고, N을 스스로 면도하지 않는 사람들의 집합이라 하자. 제르멜로의 설명과 비교하면 이발사 자신, N은 A에 속할 수 없다. 따라서 이발사는 면도가 필요해서는 안된다! 이발사는 수염이 나지 않는 소년, 혹은 여성만이 가능할 것이다.
(2017.4.16 수정)
이를 이발사의 역설에 대입하면 어떨까? A를 수염이 자라는 사람들의 집합이라 하고, N을 스스로 면도하지 않는 사람들의 집합이라 하자. 제르멜로의 설명과 비교하면 이발사 자신, N은 A에 속할 수 없다. 따라서 이발사는 수염이 자라서는 안된다! 이발사는 수염이 나지 않는 소년, 혹은 여성만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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