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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남자

문제적남자 보다가 깜짝 놀란 일

by Eucleides 2015. 10. 26.

 문제적 남자는 tvN에서 하는 뇌가 섹시한(뇌섹) 예능 프로그램이다. 뇌섹을 컨셉으로 잡아서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들을 똑똑하다고 알려진 연예인들이 풀어나가는 걸 담았다. 초기에는 수수께끼, 퍼즐을 가볍게 푸는 뇌풀기문제시간 대신 대기업 면접문제들을 비중있게 다루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뇌풀기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있다. 그렇게 되어 이 예능프로그램 역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이름바 머리가 좋아지는 tv프로그램의 대열의 들어가게 되었다.(다른 머리쓰는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는 여기에 소개했었다. http://puzzleresearchroom.tistory.com/entry/%EB%A8%B8%EB%A6%AC%EA%B0%80-%EC%A2%8B%EC%95%84%EC%A7%80%EB%8A%94-TV-%ED%94%84%EB%A1%9C%EA%B7%B8%EB%9E%A8%EB%93%A4)


  그렇지만 의외로 이 프로그램, 출연진의 캐릭터도 좋고 웃음 포인트도 많아서 순수히 문제를 풀려고 보는게 아니라 재미있어서 계속 보게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재미있어도 프로그램의 아이덴티티인 '문제'가 없다면 안 될 것이다. 아마 피디, 작가님들이 매주 문제를 찾아 돌아다니고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런게 나같은 진성 퍼즐덕후라도 매주 6문제 이상의 퍼즐, 수수께끼를 긁어모으기가 힘들기 때문이다.(멘사 아이큐테스트 비슷한 양산형 문제라면 한 두문제정도 떼울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무리일 것이다.)


 그런 걱정이 매주매주 새로운 주제로 즐겁게하는 프로그램을 보며 없어 질 쯤에 오늘 깜짝 놀랄 일이 생겼다. 뇌풀기문제로 나온 문제중 하나가 필자가 본 블로그에 올린 문제랑 똑같았기 때문이다. 바로 '유럽 구보 여행의 산물'퍼즐이다. 주소->(http://puzzleresearchroom.tistory.com/entry/%EC%9C%A0%EB%9F%BD-%EA%B5%AC%EB%B3%B4-%EC%97%AC%ED%96%89%EC%9D%98-%EC%82%B0%EB%AC%BC)


 그걸 본 순간 '아니, 작가진의 검색력이 여기까지 미친 것인가?'하고 혼자 생각했보았다. 그도 그럴게 이 문제는 굉장히 독특해서 우연히 다른 사람이 똑같이 낼 가능성은 없고, 원문이 되는 책 역시 굉장히 오래되서 아는 사람이 아니면 갖고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남은 건 여기 블로그뿐이니 '여길 왔었구나!'하고 소리쳤다.


 그렇게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는데 점차 감성이 식으며 블로그에 오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문제적남자 제작진 측에서 방송을 위해 퍼즐 관련 서적을 모조리 모아놓아서 거기서 이 문제를 봤을 수 있다. 굳이 오래된 책이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서 2차인용으로 소개했을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면 따로 퍼즐 자문가가 있어서 그 분이 이 문제를 제시했을 수도 있다. 게다가 문제를 퍼갔다면 댓글정도는 남겼을 법 한데 그 글에는 댓글도, 트랙백도 없어서 안왔었나하는 생각이 더욱 굳어지게 되었다. 애시당초 학업에 치여서 1년 반 넘게 블로그를 황무지로 남긴 사람이 이제와 자랑거리가 생겼다고 좋아하는 것도 그닥 보기 안좋고.


 그렇게 글을 정리할려고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역시 수상하다. 화면에 제시된 해법의 도안이 원문과 달랐다. 원문, 즉 '재미있는 깜짝게임'이라는 책에서는 문제그림에는 굵은 선이 있지만 해법에 굵은 선이 들어가지 않는다. 필자는 그게 해답으로서의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해법그림에도 굵은 선을 넣어 블로그에 올렸었다. 프로그램에서 제시한 해답그림은 굵은 선이 들어간 그림... 이것은 우연인가?(물론 진짜로 우연일 수 있다. 프로그램 제작진 분들도 원문을 보고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굵은 선을 집어넣었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합리적 의심은 계속 머리 속을 맴돌았고 그 결과 별 거 아닌 잡담 카테고리에 들어갈 글을 계속 지우고 고치고를 반복하게 되었다. 흠, 일찍 일어나야하고, 또 중요한 글도 아니니 여기까지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P.S. 만약에 제작진분들이 진짜로 보고계시면 연락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제껏 모은 퍼즐책이 많아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