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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 퍼즐

논리 퍼즐 (Logic puzzle)

by Eucleides 2011. 10. 2.

 논리라 하면 우리의 머리속에 있는 대단히 형이상학적 체계(System)라 생각된다. 이 체계는 대단히 잘 짜여져 있어서 논리적인 추론으로 얻은 결론은 의심의 여지없이 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반대로 논리적으로 반증할 수 있었다면 당연히 거짓이다.) 아가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속 탐정 중 한명인 에르큘 포와로(Hercule Poirot, 에르퀼 푸아로)는 그의 뛰어난 논리력으로 여러 흥미로은 사건들을 척척 풀어나간다. 굳이 탐정같은 사람뿐 아니라 우리도 역시 삶을 살면서 만나는 여러가지 말들을 논리를 통해 참인지 아닌지 분별하며 판단, 선택하고있다. 

 뭐, 논리의 중요성이야 티비 광고만 봐도 크게 광고되고 있으니 여기서 더 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선전의 대부분이 논술학원등을 제외하면, 책, 그것도 퍼즐집이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교육적으로 퍼즐이 논리력을 향상시킬 수 있든 듯 하기에 그 교육적 효과를 내새운 책들이 논리력 향상을 위해 나를 사달라고 광고하고 있다. 그런 책들을 살펴보면, 요즘들어 주로 스도쿠같은 문제가 천편일률적인 형태를 띄는 경우가 많다. 이런건 분명 논리를 쓰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론, 논리퍼즐이라는 말 대신 그냥, 스도쿠라고 말해주었으면 한다. 적어도 내가 아는 논리퍼즐은 이런 것 보다 훨씬 세련됐다.



 논리가 워낙에 다방면으로 쓰이다보니, 논리퍼즐이라고 지칭되는 퍼즐들은 한데 뭉치지 못하고 몇가지 카테고리로 나뉘게 되었다. 첫째가 앞서 말한 스도쿠나, 네모네모로직같은 퍼즐로, 주로 잡지에서 볼 수 있는 퍼즐들이다.(물론 인터넷에는 넘쳐난다.) 확실히 이러한 퍼즐들은 거의 대부분이 통상적인 수학을 전혀 쓰지 않는다.(학생들이 볼멘소리로 말하는 '수학 왜배워?'에서의 수학말이다.) 필요한건 오직 논리와 끈기로, 한 칸, 한 칸 기인지 아닌지 추론해가며 답을 얻어내야 한다. 확실히 논리만 쓰지만, 이쪽 퍼즐들은 크게 논리퍼즐로 보지 않고 일단 임시로 '잡지형 퍼즐'이라고 명하겠다. 

 논리퍼즐이라 지칭되는 두번째 유형은 몇가지 사실들을 보고 주어진 표에서 OX를 그려가며 가려진 사실들을 모두 밝혀내는 퍼즐이다. 정식명칭을 몰라 다소 장황하게 썼는데, 예시를 들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유형에 속하는 퍼즐이 바로 '전 세계에서 단 2%만이 풀었다'고 좀 과장을 한 얼룩말 퍼즐이 되겠다.(한국에서는 얼룩말 대신 금붕어가 나온다.) 어느나라사람이 몇번째 집에 무슨 지붕 색깔에 무슨 담배에 무슨 물에 무슨 애완동물을 기르는지 각각을 모두 알아맞추는 퍼즐로, 인터넷 상에 아인슈타인 문제로 유명세를 탔었던 문제다. (물론 이 문제와 아인슈타인은 하등의 연관이 없다.) 소문과 과장이 셖여서 문제의 혼이 흐려졌디만, 그 질은 수준높아서 도전가치가 충분히 있다.
 일단은 이런 종류의 퍼즐을 논리퍼즐에 속한다고 하겠으나, 이와 비슷한 문제들을 모아보면 그 생김새가 비슷하고, 푸는 것도 위의 스도쿠처럼 한 칸, 한 칸 알아밪추어야 하기에 나로서는 논리퍼즐이라 하고싶지 않다. 논리 퍼즐(logic puzzle)이 아니라 그냥 논리 문제(logic problem)라고 하면 어떨까나.

 세번째 유형으로, 앞선 퍼즐들과는 완전히 다른, 그야말로 추상적 개념으로 들어간 퍼즐이다. 이름바 기사-건달 퍼즐이다.(Knight-knave puzzle) 레이먼드 스멀리언의 퍼즐들이 대표적이다. 이 퍼즐의 주인공은 언제나 참말만 하는 기사와 언제나 거짓말만 하는 건달로, 처음 포스팅했던 '천국문 지옥문'이 알맞은 퍼즐의 예다. 
 
이제 마지막으로 기타 논리 퍼즐들이 있다. 이를 테면 모자 문제가 있는데, 이 문제도 확실이 앞의 두 종류와는 확연히 다른 대신, 생각하는 과정이 기사-건달 퍼즐처럼 경우의 수를 하나 하나 염두해가며 풀어야 하는 것이다.



 두번째 유형의 퍼즐도 올리겠지만, 나는 마지막 두 유형에 관심이 많아서, 아무래도 이 쪽 퍼즐 위주로 꾸미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