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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 퍼즐

답은 50%가 아닙니다.

by Eucleides 2011. 9. 26.

 확률은 우리들이 배우는 고등 수학 중 실생활에 그나마 잘 쓰이는 도구다. 친구와의 야구 우승팀 알아맞추기 내기라던가, 로또 1등에 당첨되고 싶을 때 확룰을 계산하기도 하지만, 내일 비가 올지 안 올지 생각하거나 이번 달 코스피가 오를지 떨어질지 예측할 때도 슈퍼컴퓨터나, 사람의 직감으로 확률을 점찍어보곤 한다. 
 그 중에서 으뜸으로 확률이 쓰이는 곳이 바로 도박이다. 사실 확률론이 세상이 꽃피운 계기도 이 도박덕분이었다. 도박꾼들이 내기를 할 때 어느 쪽이 더 승률이 있는지 계산해보고, 또 좀 똑똑한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하면서 확률에 대해 생각해 본게 계기였던 것이다. 만약 기회가 날 때 포커의 족보를 계산해본다면 그 족보의 순서가 정확하게 확률적으로 나열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좀 수학에 가까운 듯 한 확률이 퍼즐 소재로 있느냐 하면, 답은 '있다'.  물론 확률에 관한 수학적 이해와 수를 세는 응용력이 필요하지만, 교과서에 나오는 것 처럼 되게 문제를 꽈서 내지는 않는다. 원래 퍼즐이라는 것이 단순(simple)한 아이디어에서 주로 오기 때문에 확룰퍼즐이라는 말만 듣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고, 다만,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 있으면 충분할 것이다.

 고로 이쯤에서 자신감 향상을 위해 간단한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카드 3장이 있다. 하나는 앞, 뒷면 모두 하얀색, 두번째는 앞, 뒷면 모두 검은색, 마지막은 앞은 하얀색, 뒤는 검은색이다.
이 카드들을 잘 섞고 한 장을 무작위로 뽑아 탁자 위에 내려놓았더니 검은색이었다. 그렇다면 이 카드의 뒷면도 검을 확률은?

참 쉽다. 어짜피 하얀색 아니면 검은색일 터이니, 확률은 반반......이라고 생각했다면 아쉽지만 오답이다. 답은 50%가 아니다. (함정을 피해갔다면 박수~)

 위 문제는 유명한 확률 문제의 하나로 오답을 내놓는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교과서나, 문제집의 단골문제로 종종 출제된다. 틀리신 분들은 아무래도 문제가 너무 교과서적인 탓에 잠시 적응하지 못한 듯 하다. 아무래도 실생활이라면 좀더 문제가 실감나게 다가와 좀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다음 문제를 보자.
 Monty Hall Problem
 당신은 어느 방송프로그램에 초대됬습니다. 이 방송을 통해 당신은 운이 좋으면 고가의 차를 경품으로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제작진이 호락호락 줄리는 없고, 당신을 괴롭히기 위해 그들은 문 3개를 마련해놨습니다. 하나의 문 뒤에는 상품이 있지만 다른 두 문 뒤에는 꽝으로 염소가 있습니다. 진행과정은 이렇습니다. 당신이 상품이 있을 것 같은 문을 하나 선택하면, 진행자는 남은 두 문 중 염소가 있는 문을 보여줍니다. 그러고 나면 당신은 처음 선택한 문을 고수할지, 아니면 남은 하나의 문으로 선택을 바꿀지 결정해야 합니다.
 선택을 바꿀 경우 당신이 승리할 확률은 얼마입니까?

 눈치가 빠른 사람을은 짐작했을 것이다. 이번 문제도 답은 50%가 아니다. 염소 아니면 자동차라는 이분법적 사고로는 풀 수 없다. 근데 문제를 보면 진짜로 염소 아니면 자동차이므로 50%가 아닐 수가 없는데... 답은 대체 뭔가?

 마지막으로 정말 아리송한 문제를 보자.
 죄수 A, B, C는 같이 해적질을 하다 잡혀온 사람들이다. 감옥 소식통을 통해 이들은 셋 중 둘은 풀려나고 한명만 죄를 뒤집어쓰고 사형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가슴이 조마조마해진 A는 감옥의 간수와 마주치자 누가 사느냐고 다짜고짜 캐물었다. 허나 간수가 죄수말을 들을 리가 있나.
 다급하진 A는 "B, C중 한명은 살 터인데, 나랑은 상관없으니까 그게 누구인지 한명만 말해줄 수 없는가?" 물었다. 그러나 간수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이번에도 답하기를 거부했다. "내가 B, C중 누가 사는지 한 명 이야기하면 너는 너가 사형당할 확률이 1/3에서 1/2로 올랐다고 생각할 것이다. 너가 아닌 자들의 사형유무지만, 그 정보로 너는 달리 생각할 수 있으므로 말해줄 수 없다."
 간수의 추론은 옳은가?

 간수가 한명 말해주면 A는 본인이 죽을 확률이 33.3%에서 50%로 올랐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답은 50%가 아니라고 한다. 그야말로 머릿속에 물음표가 절로 가득찬다.

 세 문제 다 비슷한 유형이므로 하나를 간파하면 다른 하나도 풀이가 눈에 보일 것이다. 허나 많은 사람을이 오답을 내놓는 것을 물론, 정담을 설명해줘도 수긍을 못하고 아리송해한다는 것이 이 확률문제들의 묘미이자, 퍼즐로서 승화될 수 있었던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은 답이 50%가 아닌 데에 수긍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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