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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글 쓰는 방식을 바꿀까?

by Eucleides 2012. 3. 6.


 세상에는 수만가지 글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소설로서,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코너에 반드시 한 두권은 꽃혀져 있다. (오늘 갔더니 해를 품은 달이 인기도서에 있었다. 드라마의 힘을 느꼈다.) 픽션은 다루는 소설과 대비되는 장르로 수필이 있다. 간단한 일기부터 신문에 투고될 정도의 논리정연한 글까지 수필의 폭은 다양하다. 국어시간에 배우기로는 일기같은 글은 경수필(輕隨筆, miscellany)에 속하고, 일기보다 좀 더 전문적이고 논리성을 갖춘 글은 중수필(重隨筆, essay)라 한다 들었다. 여기저기 수많은 블로그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는 요즘, 자기표현의 욕구가 터뜨려져 가벼움과 무거움을 가지리않고 수많은 수필들이 인터넷 상에 쌓이고 있다.

 나 역시 티스토리에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나만의 글을 이 곳에 쌓아가고 있다. 그런데 내가 쓰는 글들은 퍼즐에 관련된 글로, 일상생활에서 볼일이 전혀 없는 글들이다. 사람들은 블로그라 하면 영화 리뷰, 책 리뷰 같은 감상문이나, 여행이야기에 주로 관심을 가지지 않던가. 물론 가끔씩 찾아오는 손님이나, 검색을 통해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지만, 파워블로거들에 비하면 나의 블로그의 방문자는 새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 내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개의치 않고 글을 쓴다. 만약 내가 독자를 의식했다면, 말투부터 'ㅂ니다'식으로 바꾸었을 것이다. 

 사실 처음 글을 쓸 때는 'ㅂ니다'로 글을 썼다. 하지만, 그렇게 글을 쓸려니 내 글을 읽을 누군가를 의식하며 쓰느라 시간도 오래 걸리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게되었다. 그래서 몇 번의 생각 끝에 그냥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내 마음대로 내 생각을 쓰기로 했다. 그랬더니 예전보다는 글 쓰는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헌데, 요즘들어 다시 내가 글을 쓰는 방식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워낙에 뼈속까지 이과생이라 (다행히 공과생까지 진화하지는 않았다.) 보는 글이 대부분 딱딱하게 기술된 논문이나 대학교과서들이다. 그래서그런지 내가 쓴 글들은 어딘가가 감정이 배제되고 오직 논리만 담겨있는 한 편의 교과서가 아닌가 생각 될 정도이다. (사실 기런 생각은 최근에 여행을 가서 기행문은 쓰다가 문득 깨달은 사실이다.)

 어쩌면 퍼즐에 관련된 글을 쓴다는 것이 딱딱한 글만을 쓰게 만드는 것일 수 있다. 특히 나는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것이다. 덕분에 나의 글들은 중수필도 그냥 중수필이 아니라 과학논문처럼 괭장히 읽기 힘든 중수필이 되버린 것 같다. 소셜네트워킹이 중요시되는 요즘세상에서 혼자만 읽는 글은 분명 시대에 맞지않는 글일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나의 글에 감성적인 요소를 조금식이라도 넣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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