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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남자

8개의 펜

by Eucleides 2018. 11. 11.

 최근의 문제적남자는 초고속 전뇌 뇌풀기란 주제를 갖고 여러 간단한 문제를 소개하고있다. 이는 예전에 복잡한 문제 6-7개를 풀던 것과 반대 방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역시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많은 문제가 고갈되었고 또 계속 문제가 어려워져 난이도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것 보단 낫기 때문이다. 쉬운 난이도로 바뀐 문제들을 보면 문제적남자 초창기 모습, 클래식한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아 몰론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이지 종종 생각지도 않게 쉽지 않은 문제들도 등장하는 듯 하다.

 

 이번 글에서는 11월 6일 날 프로그램에서 소개되었던 초고속 전뇌 뇌풀기 중 한 문제를 주목하고자한다.


펜 8개가 각각 다른 펜 5개 이상과 닿도록 하라.



라는 간단한 문제이다.

(자세한것은 네이버티비 https://tv.naver.com/v/4456335 를 참고하자.)


 문제로 주어진 펜은 원기둥 모양의 사인펜으로 사실상 수수깡 내지 젓가락같은 좁고 긴 원기둥으로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문제가 단순한 조건을 건 만큼 해답도 여러 개가 나오게 되었는데, 방송을 보는 동안 매우 간단하고 직관적인 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소개되지 않아 의문을 품게 되었다. 


 우선 박경팀의 답이 오답인 이유에 대해 방송으로 나온 편집과는 다른 관점을 쓰고자한다.

 그리고 방송으로 나온 답보다 더 간단한 답을 이야기하고,

 마지막으로 문제를 더 확장하고자한다.



 박경팀의 답을 그리면 얼추 다음과 같다.

 그림과 같이 세로로 두 펜을 기둥으로 만들고 남은 6개의 펜을 원을 그리며 중앙에 붙이는 것이다.

 박경씨는 '손을 왜 놓냐'며 항변했지만 유지가 불가능하므로 실패라며 안타깝게도 땡이 울리고 말았다.

 필자는 반드시 손을 놓아야한다는 규칙은 좀 완화가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이 문제는 필자의 눈에는 오롯이 기하학적인 문제로 보이고, 그 세계에는 중력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이 답이 오답인 데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세로로 세워진 펜은 다른 모든 펜과 닿지만 가로로 누운 펜은 세로로 세워진 두 펜과 자신의 왼쪽 오른족 두 펜, 이렇게 총 4개의 펜들과만 닿게 된다. 이 가로로 누운 펜이 5개 이상 다른 펜과 닿게 하려면 세로로 세운 두 펜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 반대편에 있는 가로펜과 닿아야하지만, 그렇게 닿을 수 있는 가로쌍은 세 쌍들 중 한 쌍에 불과하다. 결국 5펜 이상 닿기 조건은 모든 펜에 해당될 수 없다.



 아래에 당시 방송에서 출연진이 풀어낸 답과 필자가 생각했던 답을 모두 그려놓았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숨겨놓았으니 보고싶다면 더보기를 누르시오.



 여기서 조금만 더 아이디어를 밀고 나가면 한 펜당 6개의 다른 펜과 닿게도 할 수 있다! 답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사실 이 펜 문제는 매우 역사가 깊은 듀드니의 6개의 연필 문제와 연관이 깊다. 문제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연필과 닿기를 조건으로 걸고 있는데, 이 유서깊은 문제는 다음에 다루도록하겠다.